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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내여행

시간 멈춘 마을 여행 – 국내 슬로시티 100% 즐기기

by segero88 2025. 6. 3.

시골 풍경

 

“눈을 감고 있으면, 바람 소리와 풀벌레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요. 시계도 휴대폰도 내려놓고, 오직 나만 남는 기분이랄까요.”

 

이 말은 지난 4월, 전남 담양 창평 슬로시티를 다녀온 한 여행자의 후기입니다. 서울 강남에서 회사를 다니는 그는, 늘 바쁜 업무에 치여 있다가 하루 휴가를 내어 느림의 여행을 다녀왔고, “3시간 거리인데 삶이 바뀐 느낌”이라고 말했습니다.

 

이처럼 우리나라에도 '시간이 멈춘 마을'이라 불리는 **슬로시티(Slow City)**가 2024년 기준 16곳 존재합니다. 이 마을들은 자연, 전통, 공동체 가치를 지키며 느림의 미학을 실현하는 곳으로, 진짜 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.


국내 슬로시티 어디에 얼마나 있나?

2024년 기준, 국제슬로시티연맹(Cittaslow International)에 공식 등록된 국내 슬로시티는 다음과 같습니다.

시/도 슬로시티 지역 인증 연도

전남 담양 창평면, 신안 증도, 완도 청산도 외 5곳 2007~2023
충남 예산 대흥면, 서천 한산면 등 2009~2019
경북 청송군 파천면, 봉화군 명호면 등 2011~2021
전북 고창군 고수면 등 2013
강원 인제군 남면 2020

총 16곳이 공식 인증을 받았으며, 각 마을은 ‘생태’, ‘전통’, ‘공동체’를 유지하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습니다.


체험으로 느껴본 슬로시티 – 직접 가봤습니다

 

1. 전남 담양 창평면 – 고택에서 하룻밤, 100년 전으로 시간여행

📍 추천 체험: 창평 고택 숙박 & 슬로푸드 체험

 

서울에서 KTX 타고 곡성역까지 이동(약 2시간 30분), 이후 버스로 30분 거리. 도착하자마자 놀랐던 건 도로에 신호등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. 마을 어르신은 “이곳은 차보다 사람이 먼저야~”라고 웃으셨죠.

  • 고택 1박 요금: 약 7~9만 원 (1인 기준)
  • 체험: 손두부 만들기, 엿 고기기, 대나무 숲 트래킹
  • 특산물: 창평 쌀엿, 죽염장아찌

슬로시티 인증 마을답게, 모든 상점 간판도 한글로 되어 있고, 카페도 전통 찻집 형태였습니다. 체험관에서 만든 손두부 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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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산 대흥면

2. 충남 예산 대흥면 – ‘걷기 명상’으로 내면을 만나다

📍 추천 코스: 대흥 슬로카페 → 솔뫼성지 → 수덕사 옛길

 

서울에서 버스로 약 2시간 10분. 이 마을은 ‘소리 없는 여행지’라는 별명이 있습니다. 심지어 가게에 들어가도 인사 외에 소리가 거의 없죠. 그만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입니다.

  • 걷기 코스 길이: 약 4.5km
  • 슬로카페 차값: 약 5,000원 (전통차 기준)
  • 순례자 프로그램: 무료(신청자 선착순)

하루 종일 걸으며 “나는 왜 바쁘게만 살았을까?”를 스스로 되묻게 되었고, 그날 밤 일기를 3장이나 썼을 정도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. 삶의 속도를 줄이려면 마음부터 천천히 해야 한다는 걸 배웠죠.


청송 사과

3. 경북 청송 파천면 – 자연과 하나 되는 ‘사과 마을’

📍 추천 체험: 사과 따기 & 천연염색 체험

 

청송은 ‘청송사과’로 유명한데, 슬로시티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. 이곳은 지질공원과도 겹쳐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오면 자연수업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.

  • 사과 수확 시기: 10월 초~11월 중순
  • 체험비: 1인 약 15,000원
  • 주변 관광: 주왕산 국립공원, 용전천

천연 염색 체험장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이 염료부터 손수 만드셨고, 그 정성과 색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.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‘삶을 체험하는 여행’이었습니다.


 

슬로시티 여행을 100% 즐기는 법

 

1일 1 장소 원칙 지키기
여러 곳을 욕심내면 '느림'이 무너집니다. 하루에 한 곳, 한 체험만 정하세요. 여유 있는 여행이 진짜 힐링입니다.

 

SNS 끄고, 필기장 켜기
사진보다 '기록'이 더 오래갑니다. 작은 노트 하나 들고 가서, 느낀 점을 적어보세요. 그게 곧 마음의 힐링입니다.

 

지역민과 이야기 나누기
대부분 슬로시티 주민은 인심이 좋습니다. 무뚝뚝한 말투 뒤에 정이 숨어 있으니, 말 걸어 보세요. 예상치 못한 추억이 생깁니다.


 

산 마을

마무리 – 느리게 살수록, 삶은 깊어진다

 

2023년 한 조사(한국관광공사 자료)에 따르면, 국내 여행객 10명 중 7명은 “쉼을 위한 여행”을 원한다고 응답했습니다. 슬로시티 여행은 그 욕구를 가장 온전하게 충족시켜 줍니다.

 

빨라서 좋은 시대는 끝났습니다. 이제는 **‘느림이 주는 충만함’**을 경험해야 할 시간입니다. 1시간을 천천히 보내는 여행, 그 속에 잊고 살았던 나의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.

 

이번 주말, 당신도 ‘시간이 멈춘 마을’로 한 걸음 나아가보시겠어요?